주후2023년 9월 23일 토요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보호구역에서 이제 막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미국 원주민 인디언이 매우 부유한 기독교인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 파티 도중에 사람들은 은혜와 율법에 대하여 뜨겁게 논쟁하기 시작했다. 인디언은 그들의 말을 이해하려고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오가는 말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자 자신도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하였다.
"제가 기차역에 서 있었을 때 말입니다"라고 그는 얘기를 꺼냈다. "기차역은 아주 낡고 허름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침 뱉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침을 뱉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저는 이 아름다운 집에 왔습니다. 고급 양탄자와 커튼과 가구들, 모두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지요.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침 뱉지 말라고 쓰인 표지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침을 뱉지 않았습니다. 기차역에서 있었던 일이 율법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면 제가 이 집에 들어와서 경험한 것은 은혜였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떠한 율법도 심지어 하나님의 율법도 생명을 줄 수 없다(갈3:21). 그러나 하나님은 외아들을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보내 그 율법이 할 수 없던 일을 완성하셨다(롬8:3).
"이것을 하지 말라, 저것을 하지 말라"는 글이, 설사 그것이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쓰셨다고 해도, 어떻게 철두철미하게 죄인일 수 밖에 없는 한 인간을 죄에서 지켜줄 수 있겠는가? 인간이 타고난 자아 의지는 오히려 그런 법에 반감을 느낄 뿐이다.
기차역은 매우 허름하고 볼품없다. 그러므로 나는 철도청에서 기차역에 침 뱉는 것을 금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기에 침을 뱉으며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하신다. 나를 데리고 천국으로 가셔서 자기 옆에 앉혀주신다. 나는 성도들과 교제한다. 주위에는 오로지 사랑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아무도 내게 침을 뱉으면 안 된다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침 뱉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
율법이 지배하는 세계를 떠나 은혜가 충만한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야 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