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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 2023년 2월 11일 토요일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5:3)
모스크바에 있는 한 극장에서 '털옷을 입은 그리스도'라는 새로운 연극이 초연되던 날, 극장은 많은 관객으로 붐볐다.
주연을 맡은 알렉산더 로스토체프는 소련 상류 사회 출신에 뼛속까지 마르크스주의자였다.
무대 위에는 엉터리로 흉내 낸 제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포도주병과 맥주병으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그 위에 있었으며, 가득 찬 술잔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 가짜 교회에서 뚱뚱한 '성직자'들이 술 취한 목소리로 불경스러운 주문을 외며 예배를 인도했고, 수녀들은 이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술을 마시며 카드놀이를 하고 온갖 추잡한 농담을 계속했다.
그 후, 긴 옷을 걸친 로스토체프가 그리스도처럼 분장하고 신약성경을 들고 등장했다. 그는 마태복음 5장 3절과 4절 두 구절을 소리내 읽은 뒤, 역겨운 듯 성경을 내던지며 "털옷과 모자를 달라. 나는 단순한 프롤레타리아의 삶이 더 좋다"라고 외치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이 배우가 두 구절뿐 아니라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5:5)라고 읽은 뒤에 산상수훈 마지막 부분까지 다 읽어 내려간 것이다. 무대 아래서 대사를 보여 주는 사람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로스트체프는 예수님이 하신 마지막 말씀에 이르자, 정교회 방식대로 성호를 긋고,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눅23:42)라고 말하고는 훌쩍 무대를 떠났다. 그 후로 그를 본 사람은 없었다. 공산주의자들에게 숙청당한 것이다.
이 배우처럼 악한 세상이 강요하는 추한 역할을 던져버리고, 우리 구세주의 아름다운 말씀을 크게 기뻐하자.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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