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후 2024년 12월 12일 목요일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과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눅6:36)
엔도 수사쿠라는 일본 기독교인은 박해가 극심했던 18세기의 선교사 로드리고에 관하여 말한다.
체포된 로드리고는 신앙을 부인하지 않고 모진 고문을 태연하게 이겨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는 육체적인 고통이라도 덜어달라고 기도해 보았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어느 날 큰 시험이 닥쳐왔다. 기독교인 수십 명이 잡혔는데, 로드리고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그들이 죽을 수도 있었고 풀려날 수도 있었다.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부인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로드리고가 많은 군중 앞에서 예수님 그림을 밟고 지나가면 되었다. 형제들을 사랑한 나머지 그는 후자를 선택했다. 발을 내딛어 그림을 밟는 순간, 그는 생전 처음 예수님 목소리를 들었다. 에수님은 어서 그림을 밟고 형제들 목숨을 구하라고 말씀하셨다. 언제나 기꺼이 상처를 입어 다른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예수님 마음이다. 빌라도가 예수님과 바라바 둘 중에 한 사람을 놓아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에수님은 바라바가 풀려나기를 원하셨다. 그런 예수님이 죄 없는 성도들을 살리기 위해 목사의 발에 밟혀도 좋다고 하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로드리고는 나중에도 비밀리에 신앙을 지켰고 마침내 자신을 배반했던 사람을 회개시키기에 이르렀다.
성경이 주는 해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을 견디고, 주님을 절대 부인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상이 복잡하므로 올바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무신론 정부에 협력한다는 이유로 흔히 배신자로 불리는 공산 국가의 교회 지도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자. 그들 중에는 교회를 살리고 양 떼를 지키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은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우리도 똑같은 태도를 지녀야 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