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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

오예1 2023. 11. 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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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2023년 11월 9일 목요일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마]5:9

테바이드 사막에 은거하던 초기 수도사들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파혼이라는 수도사는 나이가 많이 들자 계곡에다 조그만 오두막을 짓고는 그때까지 살던 언덕 위의 동굴을 조지라는 수도사에게 내주었다. 그러나 곧 많는 사람이 조지를 성인으로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찾아오자, 파혼은 조지에게 동굴을 내준 것을 후회했다.
시기심에 가득 찬 파혼은 조지 수도사에게 제자를 보내, 굴을 즉시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파혼의 제자는 조지에게 가서 말하였다. "파혼 신부님께서 당신에게 평화의 말을 보내며 당신의 기도를 구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경건함을 매우 존경하고 계십니다." 제자가 돌아오자 파혼은 물었다. "내가 명한 대로 전했느냐?" 제자는 대답했다. "그분이 듣기에 합당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조지 신부는 굴을 비우지 않았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를 찾아왔다. 파혼은 제자를 다시 보냈다. "그 위선자에게 가서 내 굴을 지체없이 비우라고 일러라. 그렇지 않으면 네가 직접 가서 몽둥이로 내쫓을 것이라고 해라."
제자는 조지 신부에게 가서 말했다. "파혼 신부님께서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십니다. 신부님께서는 저더러 사랑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축복을 보낸다는 말도 함께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밤낮없이 당신을 위하여 기도하고 계십니다."
돌아온 제자는 스승에게 보고했다. "조지 신부님께 필요한 말은 다 말씀드렸습니다. 세 번째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조지 신부가 도무지 굴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자, 파혼은 몽둥이를 찾아 들고 그를 내몰기 위하여 직접 나셨다. 그러나 스승보다 발이 빨랐던 제자는 다른 길로 먼저 조지 신부를 찾아가 말했다. "제 선생님을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데도 당신께 축복을 받으시겠다며 언덕을 올라오고 계십니다."
조지는 파혼을 맞이하기 위하여 굴을 나섰다. 파혼을 만나자 그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 "신부님께서 제자를 통해 여러 번 보내주신 사랑의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것도 제게는 과분했는데, 이렇게 저를 축복하려 가파른 언덕을 오르시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파혼 신부는 제자가 어떤 일을 꾸몄는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조지 신부를 껴안았다. 오두막으로 돌아온 그는 제자에게 말하였다. "지금까지는 내가 너의 스승이었고 네가 나의 제자였다. 그러나 네가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알고 있으니, 앞으로는 네가 나의 스승이 되어 주어야겠다."
/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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