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후2023년 7월 17일 월요일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2)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론'에 다음과 같이 썼다. "사람들이 나에게 시간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내게 시간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나는 갑자기 대답할 말이 없어져 버린다." 러시아 천문학자 코찌예레프는 시간을 가리켜 '자연의 가장 중요하고 신비한 가치'라고 했다.
나는 여기서 시간에 관한 철학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사람들을 서로 다른 세대에 속하도록 하는 것, 즉 부모와 자식 간의 공백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와 다른 세대에 속하는 것은 시간상으로 더 늦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를 볼 때 늙고, 자신들과 무관하며, 유행에 뒤떨어지고, 더 이상 가치도 없는 도덕관에 위선적으로 얽혀 있는 것들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 가운데 하나는 부모 노릇이다"라고 말했다.
성경은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령하지만, 그 명령대로 대우받을 자격이 없는 부모도 있다. 미국의 살인자 만손은 창녀의 아들이었다. 그 창녀는 낙태할 돈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아야 했다. 그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감옥에 갇혔다. 그래서 아이는 친척들 손에 맡겨졌는데, 그들은 만손을 제대로 먹이지 않았고 심하게 매질을 하곤 했다. 열네 살 때부터 만손은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그러나 존경받아 마땅한 신앙심이 깊은 부모마저, '자본주의 돼지'니 뭐니 하는 호칭을 자녀들에게 답례로 듣기도 한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또 하나 극단적인 것은 청소년 자살행위이다. 청소년 자살률은 지난 20년 사이에 250%나 증가했다고 한다. 극단적인 경우로까지는 발전하지 않더라도 부모에게 심한 불만을 품고 있는 청소년은 매우 많다.
아이들이 그런 문제를 지닌 까닭은, 시간이란 빨리 지나가고 다른 세대가 온다는 사실을 부모가 망각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는 아이들에게 신앙인으로서 최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을 풍족하게 기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가 현명하게 가르치고, 거룩한 삶을 본보기로 보여주어야 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