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주후2024년 7월 9일 화요일
다만 가서 (마 8:4)
기독교 성자들은 서로 완벽하게 독립된 개인으로서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달랐다. 일반적인 잣대로 성자 개개인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십자가의 요한(1542-1591, 가톨릭 신부)은 정신을 온통 하나님께 집중했기 때문에 손에 든 망치나 가위 같은 연장에 신경을 쓸 수 없었고, 따라서 손으로 하는 일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코페르티노의 요셉은 하나님께 온전히 몰두했으므로 현실 세계로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는 자기를 꼬집어야 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사람들 말에 도무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갖다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어김없이 엉뚱한 물건을 내밀곤 했다.
그렇다고 모든 성자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헝가리에 엘리자베스는 왕비였는데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애썼다. 인간적이었던 그녀는 최선을 다했으며, 자신의 이상을 현실로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많은 성자들은 예수님처럼 정신병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나님에게 미쳤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했다. 그들은 죽기 전에 이미 세상에 죽은 사람들이었다.
잔 다르크처럼 실제로 전사였던 성자도 있다. 어떤 성자는 극도의 고행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지외의 테레사는 이렇게 말했다. "음식 맛이 좋으면 나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반대로 음식 맛이 나쁘면 그것을 고행으로 받아들이지요. 거룩하게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어떤 일이 일어나던지 그것을 고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하나님이 당신을 택하신 목적, 당신의 이상적인 모습, 당신의 소명을 알아내야 한다. 그런 뒤에는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당신을 이상하게 보더라도, 소명 받은 대로 예수님을 따르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