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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오예1 2023. 8. 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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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마1:12)

흠정역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았고"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형으로 '낳고'라고 번역해야 더 옳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쓰인 헬라어 원어는 부정과거 시제로, 어원학적으로 '한계가 없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신약에 널리 쓰인 이 시제는 대부분 영원한 현재, 곧 시간이 범주 안에 있는 사건을 가리킨다.
예수님의 족보에 헬라어 부정과거 시제가 쓰인 까닭은, 그것이 과거에 일어난 일을 역사적으로 기록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3장에 나오는 족보와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족보를 비교해 보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두 족보가 조금 달라도 상관없는 이유는 그것이 사실만을 기록한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족보에서는 일부러 조상 숫자를 42명으로 줄였을 뿐 아니라 어떤 조상의 이름은 의도적으로 생략했다. 이는 이 목록에 또다른 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목록은 믿음의 시초에서부터 내려오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 초대 교회의 성숙한 성도들은 단순한 신자에서 동정녀 마리아처럼 예수님을 안에 품고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을 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같은 선조들의 삶을 연속적으로 묵상하면서 결국 마리아에게까지 이르렀고, 동정녀 마리아가 육신 안에 예수님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들도 영적으로 내면에 예수님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족보는 믿음의 시초를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이다. 여기서는 믿음의 정점인 예수님부터 시작해서 과거 역사 전체를 거꾸로 회상하듯 짚어간다.
모든 기독교인은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에 나오는 족보처럼 정교하고 체계적인 방법으로는 아니더라도, 이러한 믿음의 계보 안에 속해 있다. 아브라함의 상태가 이삭의 상태를 낳는다. 그래서 헬라어 원문에서 과거형을 쓰지 않고 특정한 시점을 나타내지 않는 부정과거 시제를 쓴 것이다. 우리는 우리 시대의 노예가 되지 말고 시간을 초월하여 살아야 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순교자의 소리 리처드 웜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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